우리는 모두 공동체에 대해 저마다의 경험과 개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공동체도 개인적인 경험이나 기대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기 쉽습니다. 때로는 교회의 공동체를 의사소통이 편리한 한인들과의 만남이나, 이웃 간의 식사 교제, 또는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단순한 모임 정도로 여깁니다. 혹은 그저 친절하고 예의 바른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교회의 공동체는 세상의 공동체와 다를 바가 없으며, 세상에게 믿음의 도전을 제시하거나 불신자들에게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교회의 공동체는 세상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특별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서로의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고 기초로 삼고 있는 신약 성경에 나타난 ‘코이노니아’(koinonia)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서로의 교제를 뜻합니다. 신약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며 서로 만났고, 서로 헌신했으며(롬 12:10), 서로 종이 되었고(갈 5:13), 서로 짐을 나누었습니다(갈 6:2). 이러한 ‘서로’의 교제는 단지 태도에 머무르지 않고 행동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약 성경은 교회 공동체가 서로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가보다,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서로를 돌아보고, 격려하며, 삶을 함께 나누는 행동을 통해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우리 교회가 참된 사귐의 공동체로 세워지기 위해 필요한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서로를 향한 행동입니다. 얼굴을 맞대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삶을 나누고, 진정으로 교제하는 공동체가 될 때, 우리는 성경이 말하는 교회의 본질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이 ‘서로’의 나눔을 통해 우리 교회가 더욱 아름답게 세워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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